2014년 1월 28일 날씨는 설날이 다가오는 느낌 요즘 일기 내용이 너무 쓸모 없다는 쓸모 없는 생각을 했다. 근데 내 일기인데 뭔 상관인가! 쓸모 없어도 올라잇.그래도 오늘은 조금은 쓸모 있는 내용이다. 불을 끄고 휴대폰의 액정 밝기를 쭉 끌어내리고 일기장을 갖다 대보면아무 것도 없던 종이에 글자들이 반사되는 것처럼 보인다. 일기 2014.01.28
2014년 1월 27일 날씨는 부엌에 가기가 싫게 추움 모니터한테 눈이 없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아마 있었다면 무지 피곤했을 거다, 물론 모니터가.안구 건조 정도가 겨울에 빠삭하게 얼어붙은 빨랫감 만큼이나, 분말 제형이 되어가는 중국의 북부 땅 만큼이나 심했을 거다. 일기 2014.01.27
2014년 1월 26일 날씨는 햇살이 좋음 투명한 유리잔에 비타민C를 넣고 미지근한 물을 넣어두면, 살짝 기울였을 때 가루들이 이쁘게 흘러내린다.달팽이처럼 선을 그으면서 쪼르륵 떨어지는데 강하게 흔들면 유리잔 표면이 벗겨지듯 화악하고투명한 파도 같은 게 일어서 이쁘다. 일기 2014.01.26
2014년 1월 25일 날씨는 익숙해짐 나는 갈 거야. 고양이가 신이 나서 노를 젓게 하고 한 번 읽은 신문지로 풀썰매를 타러.너덜한 신문지로 갈매기를 맞추고 투덜거리는 모습을 볼 거야. 그리고 뻐끔 거리던 물고기를 맞출 거야.비둘기는 옆모습만 아니라면 가만히 둘 거야. 일기 2014.01.25
2014년 1월 24일 날씨는 기분 좋은 바람 평소보다 많이 일찍 일어나서 활동했더니 바라는 만큼의 추진력이 안 나온다.커피 2잔 마저도 소용이 없으니 운동으로 극복해야겠다.그래도 목욕 후의 바람은 좋은 날이었다. 일기 2014.01.24
2014년 1월 23일 날씨는 쌀쌀 늦가을 노래를 듣고 있으니 아직도 12월이 지나지 않은 것 같다.하지만 이미 연말 시상식도, 해돋이 구경도, 새해 인사도 끝난 1월이라니!딴 계절의 사진을 보고, 딴 계절의 노래를 듣다 보면, 미묘한 시차병이 생기는 것 같다. 일기 2014.01.24
2014년 1월 22일 날씨는 발까지 추웠다 승강장으로 향하는 역의 높다란 계단을 내려가다가 중간에 서 비스듬한 위쪽의 연녹색 플라스틱을 봤다.눈이 가볍게 내리고는 얼어붙어 성긴 모포처럼 보였다.따뜻해 보였지만 거기 누우면 데굴데굴 구르겠지 싶었다. 일기 2014.01.22
2014년 1월 21일 날씨는 많이 춥다 요즘 소화가 잘 안 되니 귀찮음은 물론이요 정신력의 한계가 떨어져서 문제다.그중에서도 곶감 2개를 먹으면 특히 그런 것 같아서 어제부터 곶감 금식을 하고 있다(냉동실에서 차게 식어가는 곶감 동무들).왜 요즘 직무유기를 하는 것이요, 위장 양반? 일기 2014.01.21
2014년 1월 20일 날씨는 반반눈마니 색깔에는 저작권이 없다!문득 그런 생각에 매우 명쾌한 하얀색이 떠올랐다.하지만 재료와 이름이 있는 색깔이라면 저작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일기 2014.01.20
2014년 1월 19일 날씨는 안 추웠는데 추워짐 A 때문에 B를 시작하게 됐는데, 나중에는 B 때문에 A만을 접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오히려 가장 편하고 가까운 선택지인 C가 있음에도 B를 필요로 하는 A를 선택하는 것은, 남이 보기에는 A만이 좋아서인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알고 보면 B의 유지에는 A가 필요하고, 이젠 B로 A를 증명하기 때문이다. 일기 2014.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