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016년 3월 14일 날씨는 봄의 느낌

샬럿. 2016. 3. 14. 20:45


예정해뒀던 주방 선반 대정리를 하다가 뭔가를 발견했다.






읭?!


읭?!?!??


작년과 지지난달에 그렇게 찾았던 USB가 여깄었네, 유리용기 속에.

그때 왜인지 방안의 모든 서랍과 가방을 탈탈 뒤져도 없다 했다.

주방의 선반 높은 곳에, 그것도 밀폐 유리용기 속에 있었으니 방 따위에서 튀어나올 리가 없었다.


왜 이동식 디스크가 저런 곳에 있었나 하고 생각해 보니 이내 어떤 일이 떠올랐다.


작년 10월, 언니가 결혼식에서 틀려고 한다며, 직접 만든 영상을 담아갈 USB가 필요하다고 하여

당장은 쓸 일이 없기에 내 USB를 빌려주었었다.

그로부터 2달 뒤쯤에 언니가 다시 집에 들렀는데, 그 전에 집에서 더덕청을 담아 갔던 용기도 도로 가져 왔다.

언니는 그 안에 나에게 빌렸던 USB도 같이 넣어 왔다고 말해 주었다.

나는 그 아이디어가 재밌어서 함박웃음을 터뜨리며 알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알겠다고 대답한 그 이후에 이어지는 필름이 없었다.

아마 내가 그대로 잊고 있는 동안 엄마는 이것을 선반 구석에 꼬옥 잘 넣어두셨을 것이다.


밖에 다니다가 어느 길에 잃어버렸겠거니, 아니면 이사갈 때 어느 구석에서 나타나겠거니 하고 포기했던 이것. 

이제라도 나의 옛 이동식 디스크와 재회하다니 이 어찌 기쁘지 아니할까.


짐작도 못한 (재)수확과 함께 기분 좋게 정리를 끝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