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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6일 날씨는 맑음

오늘도 재밌는 꿈을 꾸었다. 꿈의 뒷부분에, 붉은 벽돌건물들이 많은 내가 있던 도시는 전기가 모두 나갔다. 그런데 건물 사이 좁은 골목길에서 어느 오래되고 큰 축음기 하나만이 계속 레코드판을 돌리며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것이 신기해서 나는 아는 사람에게 편지로 그 모습을 적어 보냈는데, 적으면서도 이 상황이 참 재밌다고 느꼈다.

일기 2017.02.07

2017년 2월 3일 날씨는 손이 시리지 않음

일기로 쓰기 참 재밌는 일이 오늘 점심에 있었다. 짧은 이야기라 쓰기도 좋아서 열심히 적어 봤는데 다 쓰고 보니 비밀스러운 광고처럼 느껴져서 본문을 전부 지웠다. 나는 왜 지울 글을 신나서 썼는가, 흑흑. 안 까먹고 있다가 다른 사람에게 얘기해 줘야지. 그런데 지우고 보니 그 이야기는 일기에서만 재밌는 소재 같다. 개그소재의 재미남 정도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눈을 갖기란 힘들지만, 나는 조금은 갖고 있으므로 이 이야기를 쓰거나 말하지 않고 체면을 유지해야겠다.

일기 2017.02.04

2017년 2월 2일 날씨는 손이 시림

(앞선 뻘쭘한 발걸음들이 뒤늦게 기억났지만 생략)7층은 운행하지 않는다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8층까지 갔다. 간단히 한 층의 계단만 내려가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건물은 무슨 생각인지 8층부터 7층까지가 사실상 2층계에 가까운 높이였고, 그사이를 내려가는 방법은 계단을 통하는 일뿐이었다. 그렇게 열심히 내려온 7층에는 내가 원하던 가게가 없었고, 나는 다시금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1층까지 가서 전체를 3바퀴 돈 후 전화를 해보고 가게가 사라졌음을 알았다. 본점이랬는데, 흑흑. 나는 이런 일이 한, 두 번이냐며 다음에는 리뷰가 적은 곳은 꼭 전화를 먼저 해보자고 다짐하였다. 그리고 다시 6층으로 갔다가 에스컬레이터로 8층으로 갔다. 6층부터 8층은 사실 영화관이었다. 8층 10관 아트하우스, 그곳..

일기 2017.02.03

2017년 1월 31일 날씨는 왜 이렇게 추움

스케이트장을 방불케 했던 집 앞의 일직선 아스팔트 길이 오늘은 발을 제대로 디딜 수 있게 얼음이 녹아 있었다. 염화칼슘을 뒤늦게 배추에 소금 치듯 팍팍 뿌렸나 보다. 덕분에 나는 길을 평소처럼 달려서 갈 수도 있었지만, 어쩐지 이렇게 춥고 어두운 밤에는 내게 보이지 않는 빙판이 있을까 싶어 사뿐사뿐 걸었다. 답답함을 누르며 차분차분한 발걸음으로.

일기 2017.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