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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4일 아르헨티나식 커피 만들기

■마시면 좋은 순간 :오후 5~6시쯤①점심을 늦게 많~이 먹어서 식욕은 없는데, 이따 배고플 것 같을 때②저녁을 제대로 먹자니 졸릴 것 같고, 안 먹자니 이따 배고플 것 같을 때이것을 만들어 마시면 포만감과 각성 효과를 일거양득할 수 있다. ■필요한 것 :-아르헨티나(에서 제조된) 인스턴트 커피가루 *국내 커피가루로는 만들어 보지 않음.-설탕-물 또는 우유 150ml 정도-5분간의 팔 로동 ■만드는 과정 : 1. 컵에 커피가루와 설탕을 1:1~1:2 비율로 넣는다.(설탕이 적절히 많으면 거품을 더 잘 만들 수 있다)그치만 난 커피 2큰술, 설탕 3티스푼 가득 넣는 게 좋더라. 2. 물 또는 우유를 아주 쬐금 넣는다. 3. 거품이 나게 열심히 섞는다. 4. 열심히 섞는다 5.분간 열심히 섞으면 이렇게 부드..

일기 2016.03.04

2016년 2월 5일 날씨는 아직도 싸늘

베데스다 소프트웍스의 은 작중 배경이나 음악, 영상연출을 보면 일부 조 라이트 감독의 에서 영감을 얻은 것만 같다. 서로 장르도 무척 다른 작품이고 실제로 어떤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연결점을 발견할 때면 해변에서 특이한 조개껍질이라도 주운 듯이 즐겁다. 막 한 발견을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싶어 몸이 근질거린다. 안 잊어버리게 여기에 남겨 둬야지.

일기 2016.02.06

2016년 1월 31일 날씨는 지하철에서 졸게 만드는 겨울바람

해변가에서 모래성을 쌓던 어린 소년이 따그닥 소리로 만난 자신의 구원. 자신을 옥죄는 억압과 속박을 잊게 해준 존재 에쿠우스. 알런은 말의 눈 안에서 자신을 보았다. 그는 이윽고 마구간일을 구한다. 말의 툭 튀어나온 늑골과 부드러운 배와 탄탄한 허벅지를 조심스레 빗질하며 알런은 황홀한 꿈을 꾸듯이 말과 교감한다. 그리고 어느 날 밤, 몰래 마구간의 너제트를 데리고 나와 성스러운 의식을 치르고, 인간과 말은 본래 한 몸이었다는 그 신화처럼 둘은 마치 한 몸이 되어 안개 낀 벌판을 끝도 없이 한 시간 동안 달려나간다. 알런의 담당의사인, 그리스의 죽은 신들에 대한 신앙을 가진 다이사트 박사는 자신은 여지껏 경험하지 못한 그런 강렬한 경험을 이미 한 알런에게 질투를 느낀다. 말이 전혀 무대에 등장하지 않지만 ..

일기 2016.01.31

2016년 1월 28일 날씨는 많이 풀림

발걸음을 정확히 옮기기 시작한 시각은 10시 16분쯤. 낮도 아니라 밤이라는 시간이 시간인 만큼 3번은 내가 갈 경로를 되짚어 보고 나서 출발을 하였다. 그 가게를 향하는 데까지 한참을 걸어갔다. 이 길이 원래 이렇게 길었나? 과거에도 걸어가는 시간이 길었던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지도 밖으로 벗어나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길게 느낀 적은 없었다. 언젠가는 짧았던 적도 있었더랬다. 양화로는 넓고 그리고 길다. 내쪽 편의 건물들과 저쪽 편의 건물들이 많이 다르다. 저편의 건물들은 윗동을 일자로 자른 것처럼 회색 건물들이 단순하게 늘어서 있다. 내가 걷는 쪽의 건물들이라고 딱히 더 편애할 만한, 볼만한 부분이 있는 건 아니지만 저편이 조금 더 재미없다. 몇 사람과만 걸어 봤던 길, 이 길의 끝의 끝 모퉁이에..

일기 2016.01.29

2016년 1월 22일 날씨는 쌩쌩 바람

어제 들은 번역가 윤영삼 님의 강의는 무척 유익했다. 직역이냐 의역이냐를 두고서 번역의 완성도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며, 그렇게 이분법적 분석이 가능하다고 여기는 것부터가 인식론적 허점이라는 것. 번역이란 문화간 장벽을 넘어 의도하는 협력을 유도함으로써 기능 중심적인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행위이다. 그 속에는 기본적으로 원문생산자-번역생산자-번역수신자의 관계가 있으며 그 외에도 발주자(대표적으로 출판사), 의뢰인(편집자), 번역 사용자(기업, 연구자 등등)가 존재한다. 이들은 모두 제각각 목적을 가지고 소통에 참여하는데 번역가는 이를 중재하는 임무를 띤다. 번역 결과물은 그들의 목적과 일치할수록 좋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막연히 모두를 만족시키려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번역가는 무엇보다 ..

일기 2016.01.22

2016년 1월 19일 날씨는 이게 진짜 겨울이구나

다 다른 역할들에 부쩍 중복 캐스팅이 잦아진 근래의 꿈들. 이럴 때면 내가 그 사람을 생각해서 꿈을 꾸는 건지 그 사람이 나를 생각해서 꿈을 꾸는 건지 궁금해지고는 한다. 그런 거 없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 나는 텔레파시 같은 걸 믿는 감성적인 사람. 전화가 오기 1초 전에 미리 전화기를 들게 되는 사람. 어쩌면 이게 다 운동할 때마다 듣는 신승훈의 '엄마야' 때문이다.

일기 2016.01.19

2016년 1월 15일 날씨는 눈이 녹음

귤농사도 한물 갔다는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럼 뭐가 좋을까 곰곰이 생각을 했다. 귤이 된 수박. 번개가 그려진 수박껍질을 삭삭 벗겨서 분홍색 동그라미를 한 입에 넣어 먹는 상상을 했다. '귤처럼 떼어내 먹는 재미는? 오이맛 나는 흰 부분은?'. 마음의 소리들을 뇌 한구석 정수기 옆쯤의 잡념문의처에서 순서 없이 접수하다가 택배가 왔다. 상자를 신나게 열고 두 손에 잡아든 컵우동은 용기 디자인이 너무 이뻐서 마음이 생글생글해지는 것 같았다. 왜 이렇게 이건 귀여운 걸까? 너무 귀여워서 양손에 들고서 춤을 추고 싶다. 그런데 수박은 역시 커야 한다. 어떤 과일보다 소중대, 그 너머의 특대에 시선이 꽂히는 나의 매 여름이 수박의 미덕은 먹어도 먹어도 여전히 냉장고에 들어갈 수 있는 그 며칠간의 무한한 기분을..

일기 2016.01.15

2016년 1월 7일 날씨는 싸늘

이상한 말투가 있다. 말끝마다 것이다를 붙이는 것이다. 달걀 20개가 옹기종기 예쁘게 냉장고 수납칸에 놓여 있는 것만큼이나 필요한 문장 성분은 다 있는 문장에 '것이다'를 붙일 필요는 없는데 그냥 붙이고 싶어지는 건 마력이라고밖에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 것이다. 사색적인 사람이지만 반면 생활 습관 어디에 나사 하나쯤은 풀려 있는, 그렇지만 본인 할 일은 게으름 피우면서도 끝까지 해내는 학자를 떠올리게 하는 치명적인 말인 것이다. 맛들이면 입에 가져다 올리기를 멈출 수 없는 너는 MSG. 문체계의 판매 중단된 소고기라면. 네가 라면이라면 나는 일일 권장 나트륨 섭취량을 거하게 넘겨 재낀 삘리리 당나귀이어라는 것이다.

일기 2016.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