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이가 사는 모습 2장
마을에 풍선 장수가 왔다. 노란 풍선, 빨간 풍선, 초록 풍선들이 금방 하늘로 솟을 것처럼 둥실둥실 수레에 매인 끈에 매달려 춤추고 있었다. 양이는 오백원짜리 몇 개와 백원, 십원짜리 몇 개를 하나, 둘, 서이, 너이 세어 보고 풍선을 돈 되는 대로 사다가 허리에 모두 묶고 숨을 길게 길게 내뱉으니 몸이 두둥실 떠올라 언덕 위 목장을 지나, 에델바이스 핀 절벽 위를 기우뚱 넘어 풀숲에 도착했다. 촉촉한 바위 이끼 냄새를 맡아 보고 나무 밑을 돌아다니며 버섯을 캐다가 양이는 산을 유유히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목장에서 우유도 샀다(이건 외상으로). 집에 온 양이는 부엌에 들어 가스레인지에 중간 크기 냄비를 올리고, 버섯을 썰어 넣고 우유를 콸콸 넣고, 버터도 조금 넣어보고 이것저것 맛을 내어 버섯수프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