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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메모 - 가스가타이샤와 후시미 이나리타이샤

# 가스가타이샤(春日大社)- 768년 건립. 나라 시대 중심 세력이던 후지와라 가문의 수호신과 조상신을 모심. 나라 소재.- 후지와라의 씨족신 '타케미카즈치노 미코토'는 카시마진구에서 흰 사슴을 타고 왔다는 전설. 사슴 신성시.- 1Km 넘게 이어지는 석등. 매년 2월 3일(節分)과 8월 14~15일(中元)에 만토로마츠리(만 개의 등불축제). 등롱은 기부를 하고서 달게 된다. 특별히 나무로 만들어진 등롱도. - 더 안쪽에 입장료를 내고 들어서면 매우 큰 삼나무가 가운데에 서 있음.- 일요일 오전(9시경)에는 참배 시간이 있다.- 신사의 지붕은 노송나무껍질로 만들어짐. 지붕 하나를 40여년에 걸쳐 만들고 그때마다 지붕을 교체.- 과거에는 가스가타이샤가 나라현 제일의 부유한 신사였지만 지금은 도다이지가 그렇..

일기 2015.12.04

양이가 사는 모습 3장

양이는 아름드리 나무가 그늘을 만드는 벤치에 누워 여름 하늘을 보고 눈을 꿈벅이고 있었다. 세어볼 구름도 없이 파이란 하늘을 올려 보며, 오래된 자전거가 천천히 지나가는 소리, 아이들의 하굣길 장난하는 소리, 일주일치 장을 보고 돌아가는 사람들의 비닐봉지 소리를 들으며 눈을 꿈벅꿈벅 하니 벌써 꿈이 시작된 건지 아직 깨어 있는지 분간이 안 가게 몽롱하였다. 멍이는 20분 전에 해변가에 나뭇가지 하나를 우뚝 꽂고는 아직도 열심히 무슨 선을 긋고 있다. 양이가 그냥 한 번 불러보자 멍이는 흘긋 쳐다보더니 고개를 휙 돌렸다. 그러고는 다시 한 번 힐끔 보더니 베시시 웃었다.

일기 2015.06.04

양이가 사는 모습 2장

마을에 풍선 장수가 왔다. 노란 풍선, 빨간 풍선, 초록 풍선들이 금방 하늘로 솟을 것처럼 둥실둥실 수레에 매인 끈에 매달려 춤추고 있었다. 양이는 오백원짜리 몇 개와 백원, 십원짜리 몇 개를 하나, 둘, 서이, 너이 세어 보고 풍선을 돈 되는 대로 사다가 허리에 모두 묶고 숨을 길게 길게 내뱉으니 몸이 두둥실 떠올라 언덕 위 목장을 지나, 에델바이스 핀 절벽 위를 기우뚱 넘어 풀숲에 도착했다. 촉촉한 바위 이끼 냄새를 맡아 보고 나무 밑을 돌아다니며 버섯을 캐다가 양이는 산을 유유히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목장에서 우유도 샀다(이건 외상으로). 집에 온 양이는 부엌에 들어 가스레인지에 중간 크기 냄비를 올리고, 버섯을 썰어 넣고 우유를 콸콸 넣고, 버터도 조금 넣어보고 이것저것 맛을 내어 버섯수프를 ..

일기 2015.06.01

양이가 사는 모습 1장

어느 날 갑자기 떠오른 밑도 끝도 없고 뜬금없는 이야기. 원래는 주인공의 이름서부터, 먼 선조의 믿기 힘든 이야기까지 설정이 되어 있었지만 그런 건 이제 아무래도 좋을 밑바탕 없는 이야기. --------------------------------------------양이는 빗살무늬 얼룩무늬 고양이이다. 멀리서 보면 얼룩무늬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얼룩무늬가 빗살무늬로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양이는 햇살이 좋아 바닷가에 나가 조개껍질을 주웠다. 줍다 보니 자기 얼굴을 닮은 조개껍질들이 있어서 그것을 전부 줏어다가 주머니에 들어 있던 실에 엮었다. 그리고 완성한 조개껍질 목걸이를 득의양양하게 목에 걸고 집으로 돌아갔다. [얼룩무늬 조개껍질 목걸이 : 행운+3] 돌아가는 길에 슈퍼 앞 멍이에게서 메롱나를 얻어..

일기 2015.05.31

2015년 4월 26일

다음은 피타고라스 교단의 일부 규칙이었다. 1. 콩을 먹지 말라.2. 떨어뜨린 물건을 줍지 말라.3. 흰 수탉을 건드리지 말라.4. 빵을 쪼개어 나누지 말라.5. 가로대를 넘지 말라.6. 쇠붙이로 불을 휘젓지 말라.7. 한 덩어리 빵을 전부 다 먹지 말라.8. 꽃 장식을 잡아 뜯지 말라.9. 쿼트들이 계량기 위에 앉지 말라.10. 심장을 먹지 말라.11. 큰길로 다니지 말라.12. 제비가 지붕을 나눠 쓰게 하지 말라.13. 냄비를 불에서 꺼냈을 때 자국을 재에 남기지 말고 휘저어 없애라.14. 불빛 옆에서 거울을 보지 말라.15.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는 침구를 말아서 몸이 있었던 흔적을 없애라. 음식이 싱거울 때는 소금을 치라는 말만큼이나 간단하게 규칙을 말하고 있지만, 저 규칙들을 다 지키는 건 매우 ..

일기 2015.04.26

2015년 4월 25일

오늘의 글이야말로 나의 언어지식이 닿는 한에서 오역·탈자가 없는 독서 기록이다. 어제 같은 일이 생길까봐 오늘은 하루의 일과가 끝난 두뇌가 지친 시간이 아닌, 갓 에너지가 충전된 아침에 미리 읽어둔 것이다. 읽으면서 잘못 읽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글자에 연필로 체크까지 하며 읽어두었기에 이제는 읽은 원문을 한번에 타자로 쳐서 옮겨도 괜찮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다. 한번 실수를 했다고 겁만 내면 다음 번 실수를 숨기려고 하거나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들겠지만, 내가 먹은 겁을 내 안으로 소화시켜 양분으로 받아들이고, 하루에 1장씩 계속 (간간히 실수도 하면서) 옮겨나감으로써 더 많은 걸 익히기로 마음먹었다. 지금 안 하면 내가 앞으로도 안 할 것 같아서이다.

일기 2015.04.25